블로그

AI가 복제하지 못하는 마지막 세 가지

insights·
Eric JingEric Jing
AI가 복제하지 못하는 마지막 세 가지

"AI는 인간의 판단을 쓸모없게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유일하게 중요한 것으로 만들었다."

지난주 우리 디자인팀은 AI가 만든 랜딩페이지 30개를 검토했다. 30개 모두 괜찮아 보였다. 우리는 그중 어떤 게 맞는지 두 시간 동안 토론했다.

결국 하나를 골랐다. 가장 다듬어진 게 아니었다. 그냥 Genspark다웠다. 왜 그런지 미리 설명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걸 보는 순간, 방 안의 공기가 바뀌었고, 우리 모두 알았다.

중요한 건 랜딩페이지가 아니었다. 고른다는 행위였다.

벽에 핀으로 꽂힌 거의 똑같이 생긴 랜딩페이지 시안 30개, 그중 하나만 빨간 마커로 동그라미 쳐져 있고 나머지는 배경으로 흐려진 모습

앞선 여덟 편의 Seeing AGI 글에서 나는 AGI의 도래, AI 네이티브 팀, 바이브 워킹, 토큰 격차, 그리고 AI가 조직도 안에서 인간의 자리를 어떻게 다시 쓰고 있는지에 대해 썼다. 그동안 이름 붙이지 않은 조용한 실 한 가닥이 있었다. 이번 글에서 그걸 한번 풀어보려고 한다.

오늘 내가 내리는 가장 그럴듯한 추측은 이거다. AI가 결과물을 흔한 상품으로 만들면서, 끝까지 복제하기 어려운 세 가지가 남는다. 취향, 판단, 그리고 신뢰. 나머지는 다 생성할 수 있다. 이 셋은 버틴다.


결과물은 공짜가 되어간다

2023년에 시장 분석 하나에 2주가 걸렸다. 지금은 4분이다. 랜딩페이지 하나에 일주일이 걸렸다. 지금은 점심 먹기 전에 나온다. 깔끔한 함수 하나에 한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11초다.

이건 생산성 얘기가 아니다.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 자체가 공짜가 되어간다 — 그리고 만드는 게 공짜가 되면, 가치는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 항상 그래왔다. 녹음된 음악은 가치를 음반에서 아티스트 브랜드로 옮겼다. 인쇄기는 필경사에서 편집자에게로 옮겼다. PowerPoint는 디자이너를 죽이지 않았다. 최고의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기준을 높였을 뿐이다.

내가 붙들고 있는 질문은 이제 "어떻게 더 빨리 만들 것인가"가 아니다. 결과물이 공짜라면, 아직 희소한 건 무엇인가?

지금 내 잠정적인 답은 세 가지다.


첫 번째: 취향

쓰기 전에 솔직히 말해두자.

취향에 대해 긴 글을 쓰는 사람은 거의 정의상 취향이 별로 없다는 걸 드러내는 셈이라는 강한 반론이 있다. 이 부분에서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들은 취향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냥 잘 고른다. 반복해서. 그리고 작품이 스스로 말하게 둔다. 좋은 게 어떤 건지 설명하기 시작하는 순간, 보통 그걸 잃은 거다.

이 섹션에서 나는 선생이 아니라 학생이다.

그 점을 깔고 말하자면, 내 커리어에서 시간이 지나고 봐도 잘 한 선택들 — 통했던 제품, 두고두고 효과를 본 채용, 결과적으로 맞았던 베팅 — 을 돌아보면, 그건 최적화된 선택이 아니었다. 그건 그 문제를 충분히 오래 들여다봐서 '맞는 답'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누군가에게 그냥 옳게 느껴졌던 선택이었다.

AI가 이 메커니즘을 바꾸지는 않는다. AI가 바꾸는 건 양이다. 예전에는 일의 작은 부분이었던 '고르는 근육'이 이제는 일의 대부분이 되어간다.

사람이 뒷모습으로 거의 똑같이 생긴 인쇄된 선택지들이 가득한 거대한 벽 앞에 가만히 서서, 양손을 내린 채 그저 바라보고 있는 모습 — 만드는 일이 아니라 고르는 일의 훈련

여기서 내가 불편한 건 이거다. 우리 대부분은 만들도록 훈련받았다. 나도 50개의 AI 옵션을 검토한 지 10분쯤 지나면 어느새 내 버전을 직접 타이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내 게 더 좋아서가 아니다 — 자주 그렇지 않다 — 만드는 건 일처럼 느껴지고, 고르는 건 너무 조용하고, 너무 수동적이고, 내 자리값을 못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내가 어설프게나마 해보려는 건 그 습관을 뒤집는 거다. 생성하는 시간을 줄이고, 보는 시간을 늘리는 것. 왜 이게 저것보다 나은지 글로 명확히 표현하는 것 — 내가 맞다고 확신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표현해보는 게 내 직관이 어디에서 잘 맞춰져 있고 어디에서 어긋나 있는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게 연습의 전부다. 만드는 것보다 느리다. 효과가 있는지 아직 모르겠다. 다들 알게 되는 방식으로 나도 알게 될 거다.

내가 어느 정도 확신하는 건 이거다. AI는 '고르는 근육'을 쓸모없게 만들지 않았다. 그걸 가장 중요한 근육으로 만들었다.


두 번째: 판단

취향은 어떤 버전을 고를지에 관한 거다. 판단은 그걸 아예 할지 말지에 관한 거다.

올해 초에 어느 PM에게 앞으로 6개월간 우리가 추진할 만한 합리적인 제품 아이디어를 AI로 전부 뽑아달라고 했다. 그는 긴 목록을 가져왔다. 다 변호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중 우리답게 정말 맞는 건 더 작은 일부였다.

우리는 두 개를 골랐다.

그 두 개를 고르는 데 쓴 시간이 그달에 내가 한 일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었다. 생성하는 건 일처럼 느껴진다. '아니'라고 말하는 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 1년 뒤에 돌아보고서야 그게 게임의 전부였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Y자 갈림길에 선 사람, 발 주변에 흩어진 종이 카드들, 손에는 단 두 장만 들고 — 다른 수십 개의 합리적인 선택을 지나쳐 걸어가는 모습

지금 '아니'라고 말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이유는, 그 '아니'들의 목소리가 예전보다 커졌다는 거다. 옵션 하나 생성하는 데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면, 고르지 않은 옵션 하나하나가 작은 배신처럼 느껴진다. AI의 출력 안에 그럴듯한 모습으로 각각의 진짜 버전이 떡하니 앉아 있다. 두 개를 고른다는 건 다른 55개의 합리적인 선택을 지나친다는 뜻이다. 예전보다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 덜이 아니라 더.

깔끔한 방법론은 없다. 가장 비슷한 게 옛 멘토에게 배운 것 하나다. 매주, 종이 한 장에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들과 그 이유를 적어보는 것. 생각보다 어렵다. 어떤 주는 그 종이가 거의 비어 있다 — 그게 신호다. 그 주에 나는 사실 결정하고 있지 않았다. 그냥 가장 큰 목소리로 들어온 걸 실행하고 있었을 뿐이다.


세 번째: 신뢰

취향은 어떤 버전이 맞는지를 정한다. 판단은 무엇을 만들지를 정한다. 신뢰는 당신이 그걸 만들었다는 사실에 누구라도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모든 경쟁자가 같은 모델을 쓰는 세상에서, 사용자가 던지는 질문은 — 보통 이렇게 말로 풀지는 않지만 — *나는 누구의 출력을 믿어야 하나?*이다. 누가, 어떤 브랜드가 들어줄 자격을 얻었느냐는 질문이다.

신뢰는 셋 중 가장 이상한 녀석이다. 신뢰는 당신 회사 안에 살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머릿속에 산다. 생성할 수 없다. 살 수도 없다. 그저 천천히 쌓이게 둘 수밖에 없는데, 그 시간의 길이를 대부분의 회사는 못 견딘다.

화면 구석에 작은 나무 한 그루, 그 거대한 그림자가 풍경을 가로질러 비스듬히 길게 뻗어 있다 — 그림자가 나무 자체보다 훨씬 큰 모습

이 시리즈를 왜 쓰고 있는지 솔직히 말해두겠다. 각 편은 다른 무엇보다도 내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신뢰 계좌에 넣는 입금이다. 그 계좌는 Genspark라는 제품에 대한 신뢰가 아니다. 공개적으로 명확히 보려고 애쓰면서, 큰 소리로 틀릴 각오까지 한 한 사람에 대한 신뢰다. 내 Seeing AGI 글들이 시간이 지나 형편없어 보이게 되면, 내가 무엇을 출시하든 그 계좌는 비어 있을 거다. 이 거래를 똑바로 보고 있는 게 도움이 된다. 내가 실제로 믿지 않는 걸 쓰지 않게 붙들어준다.

내가 확신하는 건 이거다. 거의 똑같은 AI 출력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사용자들이 결국 닻을 내리게 되는 건 당신이 무엇을 생산했는지가 아니다. 당신의 결정이 시간을 어떻게 견뎌냈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다르게 말하면 이렇다. AI 시대의 신뢰는 판단이 길게 드리운 그림자다.


내가 이 글들을 계속 쓰는 이유

얼마 전 친구가 이 시리즈를 왜 계속 쓰느냐고 물었다.

솔직한 답은, 나도 아직 정리 중이라는 거다.

나에겐 열세 살짜리 아들이 있다. 내 판단에 자기 커리어를 거는 70명 정도의 회사가 있다. 나는 이 글들을 다 알아냈기 때문에 쓰는 게 아니다. 무언가를 알아내는 내가 아는 유일한 정직한 방법이 일단 적어놓고,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내가 어디서 틀렸는지 말해주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쓴다.

취향, 판단, 신뢰는 내 잠정적인 추측이다. 내가 못 본 다른 것들이 있을 수도 있다. 이 셋 중 하나는 내 생각만큼 오래 가지 않을 수도 있다. 배워가면서 계속 쓰겠다. 여기 쓴 것 중 일부는 2년 뒤에 순진해 보이리라 예상한다. 자신만만하게 침묵하기보다는, 공개된 자리에서 순진한 쪽이 낫다.

조용히 확신하는 한 가지는 이거다. 기계가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될 때, 여전히 중요한 부분은 인간이 그걸로 무엇을 하기로 고르느냐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고르는 것이다.

이제 일은 고르는 것이다.


Eric Jing 공개된 자리에서, 아직 정리 중

공유